단순히 소방관이라는 직업을 단순히 여러 많은 직업 중의 하나로 보기에는 그 분들이 군인, 경찰관, 의료인과 함께 우리의 삶 속에 가장 가까운 곳에서 가장 긴급하고도 치명적인 (Critical) 역할을 맡고 있다는 점에 비추어 볼 때, 그들의 '근무'를 단지 생계를 이어가기위해 혹은 자아실현을 하기 위한 도구로 보기에는 그들의 '희생과 헌신'이 그 단어 속에 결여되어 있는 것처럼 느껴져서, 적어도 나에게는 그 '근무'라는 단어가 그 분들에게는 어울리지 않아 보인다.
현재 한국은 아직 전쟁이 끝나지 않은 '휴전' 국가임에도 불구하고, 미군들과는 달리 한국군인들의 전투경험으로 인한 트라우마 혹은 PTSD의 유병률은 일반인에 비해 높지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이와 대조적으로 한국 소방관들의 트라우마는 세계 어느나라와 비교하더라도 그 비율이 결코 낮지 않다고 할 수 있다.
위 해당기사는 국립정신건강센터 불안스트레스과의 연구조사결과를 인용하여, 한국 소방관은 2년에 한 번 꼴로 트라우마를 초래할 만한 경험을 한다고 발표했다. 소방관의 평균 근무년수가 14년정도 된다고 가정할 때 이는 1인당 평균 총 6.36건의 트라우마를 경험한다는 것이다.
또한, 총 소방인원 중 3명 중 1명은 근무기간 내에 한 번 이상의 PTSS (Posttraumatic stress symptom-이는 PTSD (disorder)와 다르게 정신병으로 분류하지 않는다)를 경험다고도 발표했다.
소방관들이 경험하는 트라우마적인 경험의 종류를 살펴보았을 때, 끔찍한 장면을 보는 것과 같은 간접적인 트라우마는 소방관 중 대다수가 경험하며 (92%), 직접적인 부상이나 목숨을 위협하는 경험 또한 2/3를 넘는다고 조사되었다 (70.8%). 동료의 사망이나 자살, 부상 등 동료와 관련된 트라우마 또한 과반을 넘었다 (56.6%). 또한, 이와 관련된 정신적 충격의 정도는 동료와 관련된 트라우마가 가장 큰 충격을 받았고, 그 다음이 간접 경험이고, 직접 경험은 가장 그 충격의 정도가 약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는 아마도 소방관들의 동료간의 강한 유대감과 동질감으로 인한 결과로 추정된다.
미국의 경우, 소방관들은 대형 자연재해에 맞서 투입된 경우 보통 20% 내외의 PTSD를 2년이상 겪는다고 보고되었으며 (Armagan et al., 2006), 대만의 소방관들의 경우도 이와 비슷한 비율로 PTSD를 경험한다고 보고 되었다 (Chang et al., 2005). 이는 소방관들의 일반적인 평생 PTSD 유병률과도 다르지 않았다 (Skogstad et al., 2013).
이로 비추어 볼 때, 물론 PTSD와 PTSS는 다르게 취급되어야 하지만, 한국 소방관들의 PTSD유병률 또한 다른 나라에 비교했을 때 결코 적지 않은 비율일 것임을 짐작할 수 있다.
단지, '정신력으로 이겨내라' 거나 '트라우마는 약한 사람이나 겪는 것이다' 라고 치부하기 보다, 소방관들의 정신적 어려움을 정확히 진단, 평가하고 그들의 마음을 즉각적으로 그리고 전문적으로 치유해 주는 것이 진정 그들의 '헌신과 희생'에 대한 보답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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