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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9월 8일 목요일

자살을 예방하고 남은 유가족의 아픔을 치유해주는 사회

한국의 자살률은 그 어느 때보다 높고, 그 어느 나라보다도 높다. 2014년 기준으로 1만 3836명이 자살했고, 이는 인구 10만명당 27.3명이 한 해에 자살한 것이다. 한국은 자살률 1위의 불명예를 13년째 기록하고 있다.

link: http://news.donga.com/3/all/20160905/80132499/1

위 링크의 해당 기사에서는 다루지 않았지만, 사실 한국의 노인 자살률은 이 높은 한국의 평균 자살률 보다도 훨씬 높다. 65세 이상 인구 10만명당 55.5 명이 자살을 택하고 있으며 이는 OECD평균의 약 5배이다. 또다른 논문에서는 65-74세 인구 10만명당 무려 81.8명이 자살한다고 나와 있다. aging (나이듦)과 자살의 상관관계를 살펴볼 때 이는 매우 기이한 현상으로 여러가지 심리적, 사회적 영향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보아야 할 것이다.

link: http://www.hani.co.kr/arti/society/rights/690818.html

link: http://www.ncbi.nlm.nih.gov/pmc/articles/PMC4823193/




또한, 많은 연구들이 자살률과 Mental health (정신건강) 혹은 Mental illness (정신병) 과의 밀접한 관계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나 우울증, 조울증, PTSD와 같은 증상을 보이는 사람의 경우 자살을 시도할 확률이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유의미하게 높으며, 또한, 보살핌 (care)의 부족 혹은 감소로 인해 더욱 악화 될 수 있다.

link: http://www.sciencedirect.com/science/article/pii/S0140673698100144

한국 문화에서는 정신병에 대해 전문적인 상담을 받거나 정신건강을 관리하는 것이 마치 "이상한 혹은 나쁜" 것으로 잘못 인식되어 많은 사람들이 '그냥' 고통 속에 살아가는 경우가 너무나도 많다. 힘들어도 참는 것은 더이상 미덕이 아니다. 미국내에서도 Asian Americans (아시아계 미국인)들의 낮은 진단률이 낮은 유병률이기라기 보다는 정신건강에 대해 전문적인 도움을 받기를 두려워하는 혹은 기피하는 성향 때문이라는 결론이 일반적이다.

link: http://www.apa.org/monitor/feb06/health.aspx



리뷰를 시작했던 기사(첫 링크)는 자살 이 후 남은 유가족의 치유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그들의 상처를 어떻게 치유할 수 있을 것인지를 다양한 시각으로 접근하고 있다. 이 기사의 논조와 관점에 상당부분 동의하고 유가족의 2차 피해의 중요성도 크게 공감한다. 하지만, 이 기사의 말미 다룬 것처럼 유가족 간의 네트워크 활성화와, '토크콘서트', 힙합 공연을 통한 치유효과에 대해서는 상당부분 의문을 품지 않을 수 없다.

물론 사회적인 공감대와 지지는 유가족들에게 큰 힘이 될 것이고, 유가족의 아픔을 상당부분 보듬어 줄 것이다. 하지만, 그 이전에 반드시 선행되어야 할 부분은 '전문가'에 의한 진단과 상담이다.

자동차 사고가 난 경우 가장 먼저 할 일은 사람이 다쳤나 안 다쳤나를 보는 것이다. 사고 직후 불편한 부분이 있다면 의사의 진단과 치료가 반드시 즉각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마찬가지로 심리적 충격을 받은 직 후의 임상 심리학자나 정신과 의사에 의한 Early Intervention (조기 개입)의 중요성은 수많은 연구가 뒷받침하고 있다. 사회적 '공감'은 이와 함께 혹은 이 이후에 이루어질때 더욱 효과적이다.

link: http://www.ncbi.nlm.nih.gov/pmc/articles/PMC3665083/




2016년 9월 7일 수요일

어린이집 아동학대

link: http://imnews.imbc.com/replay/2016/nw1800/article/4109074_19830.html

이 기사에서는 어린이집에서 발생한 신체적 아동학대를 다루고 있다. 

경남의 한 어린이집에서는 아이들을 접착용 테이프로 입을 막고, 허벅지와 손목을 테이프로 붙여 움직이지 못하게 했다고 하며, 발로 아이들을 찼다는 의혹도 제기하고 있다.

또다른 충남의 공립유치원에서는 주삿바늘로 아이들을 찔렀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또한, 테이프로 손을 묶고 폭언을 일삼았다는 내용이다.

인천의 한 어린이집에서는 보육교사가 아이에게 젖병을 물려둔채로 방치해서 생후 7개월된 아기가 기도폐쇄로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어린아이에 대한 학대는 크게 세가지로 구분될 수 있다.

1. Physical abuse (물리적인 학대)
2. Sexual abuse (성적인 학대)
3. Neglect (방치 혹은 무시함으로 인한 학대)



특히나 방치로 인한 학대의 경우, 아이들의 attachment theory 와 관련되어 아동의 발달에 큰 영향을 미칠 뿐더러 이로인해 다양한 심리적 장애를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가 많이 이루어졌다.

기사에서 소개된 '불안증세' 나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PTSD)' 뿐만 아니라 Attention Deficit Hyperactivity Disorder (ADHD)의 발생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잘 알려져있다.

뿐만 아니라, 신체적, 성적, 방치로 인한 학대를 당한 피해 아동 뿐만 아니라 해당 시설을 이용하는 전 아동에 대한 상담 프로그램, 그리고 피해 아동 가족 전체의 스트레스에 대한 점검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기사의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2016년 9월 4일 일요일

Battered Women(Person) Syndrome (매맞는 여성/사람 증후군)

20년간의 폭행과 학대에 "맞대응"한, 혹은 가정 폭력으로부터 자신을 방어한 여성에게 2년간의 징역형이 확정되었다. 이 판결은 해당여성의 상황을 고려한 형량으로 보이는데 이를 자세히 살펴보기 위해서는 변호사가 주장한 '매맞는 아내 증후군'이란 것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매맞는 아내 증후군 (Battered Women Syndrome (BWS)) 이란, 1970년대에 LE Walker가 제안한 이론으로서 신체적, 성적, 혹은 감정적으로 (지속적인) 학대를 경험한 여성 - 현재개념으로는 사람(person)- 에게서 나타나는 신체적 그리고 심리적 상태를 일컫는다.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PTSD와 비슷한 4가지 반응 (intrusion- 충격적인 사건의 재경험, avoidance- 특정상황/사람/물체에 대한 의도적인 회피, negative alterations in cognitions and mood 인지- 감정의 부정적인 변화, alterations in arousal and reactivity- 각성수준, 반응의 변화) 이 나타날 수 도 있고, 자존감이 낮아진다거나 learned hopelessness (학습된 무기력) 을 경험할 수 도 있다.

본 사건의 1심과 2심, 그리고 대법원은 1) 사건의 전후상황을 고려했을 때 피해자가 남편을 살해할 수 밖에 없는 위급한 정황이 없었고, 2) 치료를 받을 정도의 상해를 입은 적이 없으며 3) BWS가 언제나 살인의 형태로 발현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이유로 피의자의 정당방위를 인정하지 않았다.

물론, 형량을 보았을 때 여러가지 정황에 대한 사법부의 충분한 고려가 있었음을 알 수 있지만, 기사의 내용만을 놓고 봤을 때는 임상심리전문가 혹은 정신과의사에 의한 BWS 와 PTSD, 혹은 우울증에 대한 심리검사가 이루어지지 않았던 것 같아 아쉽다.

사실 전문가에 의한 심리검사의 중요성은 이미 잘 알려져 있지만, 시스템의 미비로 인해 잘 활용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특히나 이번 사건의 경우에 피의자의 현재 심리상태가 매우 중요함을 감안했을 때 이 아쉬움이 더욱 크다. 



경찰청 공식블로그에서는 BWS에 대한 고려가 이루어져야 함을 피력하고 있고,

미국 Veterans Affairs 홈페이지에서도 PTSD와 anger response에 대한 연관성을 인정하고 있으며,

International Statistical Classification of Diseases and Related Health Problems (ICD) 에서는 Battered Person Syndrome을 정신질환의 하나로 분류하고 있고 (ICD-10, T74.1), Diagnostic and Statistical Manual of Mental Disorders (DSM)에서도 PTSD의 중요성/중대함을 감안해 Anxiety disorders 에서 분리해 따로 챕터를 두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