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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9월 3일 토요일

PTSD를 약으로 예방하는 법?

PTSD는 대개 갑작스런, 혹은 예상치 못한 traumatic event (트라우마적인 사건)을 경험한 후 발생하기 때문에 그에 따른 증상을 "예방" 한다는 것은 쉽지않다.

그런 와중에 "PTSD를 약으로 예방한다"는 제목의 기사를 읽고 이에 관한 논문을 찾아보았다.

기사:
link: http://www.psychiatricnews.net/news/articleView.html?idxno=996

논문:
link: http://www.biologicalpsychiatryjournal.com/article/S0006-3223(08)00689-6/abstract

논문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포식자의 냄새를 맡은 쥐들에게 "1시간이내에" 다양한 용량의 corticosterone (CORT)을 투여한 이 후, 한 달의 시간이 지난 이 후의 행동변화를 관찰하였다.

2. 쥐들의 30일 이 후의 행동변화는 크게 두가지 1) elevated plus maze (EPM) 2) acoustic startle response (ASR) 를 이용해 관찰했다.

1) EPM: 
이와 같이 생긴 곳에서 쥐가 닫힌 공간 (enclosed arm)에서 얼마나 오래 머물러 있는지를 보고 쥐의 불안함 (anxiety)의 정도를 측정하는 것이다.









2) ASR:
이와 같이 생긴 곳에서 80데시벨이상의 '쥐에게 공포스러운' 소리에 반응하는 쥐의 놀람반응 (눈을 감거나, 목이나 몸이 뻣뻣하게 굳는 것) 강도를 측정하는 것이다.










3. 31일째 되는 날 측정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1) 많은 양의 CORT를 투여했을 때 saline-control treatment (위약효과를 배제시키기 위해 투여하는 가짜치료)에 비교해서 PTSD 증상과 비슷한 행동반응이 줄었다.

2) 적은 양의 CORT를 투여했을 때는 saline-control treatment 비교해서 오히려 PTSD 증상과 비슷한 행동반응이 현저히 증가했다.

4. 결론: stressful exposure (스트레스에 노출된) 이 후 즉각적으로 CORT를 투여했을 때 30일 이후에 보이는 extreme (극단적인) 행동장애의 빈도가 줄었다. 어쩌면 Corticosterone이 두려운 기억을 통합하는 과정을 방해하는 것일 지도 모르겠다.

결과적으로 보았을 때 이 논문은, 쥐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사건 직 후 엄청난 약물을 투입해서 그 약물의 효과로 쥐의 memory consolidation (기억 통합) 과정이 약해졌고, 따라서 특정신호 (cue)에 대한 두려움의 정도가 약해졌다는 것이 핵심이다.

PTSD를 '약으로 예방하는 법'을 적용하기 까지는 더 많은 연구가 요구된다고 하겠다.

2016년 9월 2일 금요일

영상물 시청에 따른 PTSD?

Virtual Reality (VR)의 보급이 확산됨에 따라 그에 대한 영향이 어떠할 지에 대한 여러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심리적인 영향또한 큰 관심을 받고 있는데 현재 미국 American Psychological Association 에서 발행하는 임상분야의 교본이라고 할 수 있는 Diagnostic and Statistical Manual of Mental Disorders 의 5번째 edition (DSM-5)의 PTSD criterion A에서는 영상물 (media, television, movie, or picture)에 따른 PTSD는 오직 그 정보가 가족, 혹은 가까운 친구에 관한 것이거나 (criterion A-3), 혹은 나의 업무와 관련된 것일 경우 (criterion A-4)로 한정하고 있다.

문제의 소지가 될 만한 것은 결국 Criterion A-2 (witnessing, in person, as it occurs to others) 인데, 이것은 VR의 발전이 단기간에 혹은 가까운 미래에, 과연 사람으로 하여금 가상현실에서의 경험이 현실에서의 직접적인 '목격'과 같은/혹은 비슷한 수준까지 발전할 수 있을 것이냐라는 것에 대한 논쟁이다.

link: http://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16/08/23/2016082301802.html

해당 기사에서는 '끔찍한 영상 한 번만 봐도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가 생길 수 있다' 라는 논조인데, 이 경우에 있어서는 사실상 '나'와 외부의 '사실'과의 단절감에 대한 확실한 인식이 존재하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이 기사의 논조에 동의하기 어렵다.  일시적인 Flashback이 나타나거나 nightmare(악몽)을 단기간 경험할 수는 있겠으나 이것이 PTSD 나 Acute Stress Disorder (급성 스트레스 장애)로 보기에는 일단 Criterion A에 부합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영상시청으로 인해 생기는 증상이 과연 Criterion B에 나와 있는 9가지 증상 중에서 5가지 이상을 충족시킬 수 있을 지에 대한 의문이 따른다. 하지만, 만일 그 '끔찍한' 영상이 '나'와 밀접한 관계가 있거나 관계가 있을 수 있는 경우 (e.g., 우리나라에서 일어난 테러 사건이나 우리동네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에는 PTSD 발생이 가능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이것은 '나'에 대한 것이라고 인식할 수 있기 때문이다.

link: http://www.express.co.uk/life-style/life/619789/news-of-paris-terror-cause-post-traumatic-stress-disorder-expert

개인적으로도 지속적인 스트레스 상황에 노출됨으로써 발생하는 PTSD에 대한 관심이 많다. 하지만, 아직까지 영상물로 인한 PTSD 발생에 대해서는 더 많은 연구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추가] 이 기사에서 아주 잠깐 다루고 있는 '여성의 PTSD발병률이 남성보다 높다' 라는 것은 논란의 여지가 있다. 다양한 견해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일단 이 PTSD발병률은 여성에게 보다 흔한 sexual abuse (성적학대) 를 포함한 것이기 때문에 이 기사에서 다루고 있는 '잔혹한 영상을 시청함으로 인한 PTSD 발생'에 대한 논조와 맞지 않고, 더군다나 여러 epidemiological studies (병적연구)는 반대의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Breslau et al., 1998; Norris et al., 2003). 구체적으로, traumatic event (트라우마적인 사건)을 경험한 사람중에서 여성이 남성보다 1/3 가량 트라우마를 '덜' 경험했다고 보고했다.



2016년 9월 1일 목요일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근본적 치료법 찾았다?

link: http://www.zdnet.co.kr/news/news_view.asp?artice_id=20160829103828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근본적 치료법 찾았다' 라고 많은 언론에서 제목을 "뽑아낸" 기사를 보고 어떤 논문인지 찾아보았다.

그 결과, 윤수정 교수팀이 Diffusion Tensor Imaging 분석을 통해 알아낸 것은 근본적 치료법이 아니라,

1. PTSD 환자의 경우 amygdala (편도체)와 insula (뇌섬엽) 의 연결이 강하게 나타났다가 회복과정에서 정상화되었고,
2. amygdala 와 prefrontal cortex (전두엽) 의 연결이 PTSD발병 직후에는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다가 이 후 강화되었다. 이 후 회복과정에서는 정상화 되었다.
3. amygdala 와 thalamus (시상하부) 의 연결은 PTSD 발병 이후 낮아졌다가 회복과정에서 정상화 되었고,
4. amygdala 와 hippocampus (해마) 의 연결은 PTSD 발병 이 후 낮아진 상태로 회복과정에서도 변함없이 낮은 상태로 유지되었다.

라는 것이었다. 이 5년 간에 걸친 이 longitudinal study (종단적 연구) 에서 밝혀낸 내용은 PTSD의 회복과정이 amygdala  연결성의 "dynamic and sequential shifts (역동적이고 순차적인 변화)"와 병행해서 일어난다는 것이다. 중요한 발견이고, 유의미한 연구인건 분명하지만, 기사의 제목은 아무리 생각해도 너무 '자극적'인 것 같다.

관련논문:
link: http://www.nature.com/npp/journal/vaop/ncurrent/full/npp2016136a.html